혼자일 때 '그 남자는 타이타닉을 보고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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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병인 다발 경화증으로 시력과 기동성을 잃은 야코는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넘어지기라도 하면 간병인이 올 때까지 꼼짝없이 기다려야 하고, 물 한 잔도 쉽게 먹을 수가 없다. 그런 야코에게 즐거움은 영화와 그의 여자친구 시르파와(마르야나 마이얄라 분)의 통화다. 시르파도 혈액암을 앓고 있어 두 사람은 서로가 더 애틋하다.
야코는 영화 마니아로 존 카펜터 감독의 팬이다. 시력을 잃기 전부터 그의 영화는 모두 섭렵했다. 반면 시르파가 좋아하는 영화는 '타이타닉'이다. 야코는 '타이타닉'만은 보고 싶지 않다면서 비닐도 뜯지 않은 DVD를 영상통화를 통해 시르파에게 보여준다.
서로를 알아가고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것으로 사랑을 채워가던 어느 날, 시르파는 혈액암 치료 과정에서 죽을 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리고 야코는 결심한다. 천 킬로미터 떨어진 도시에 사는 시르파를 만나러 가기로. 사실 야코는 모두가 자신을 아이 취급하며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것에 무력감을 느껴왔다. 누군가에게 위험천만한 여정일지 몰라도, 야코에게는 모험의 시작이다. 하지만 앞을 보지도 걷지도 못하는 야코에게 친절할 리 없다. 야코는 강도를 만나고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을 받는다.